한철만에 피어난 꽃들이 저물고 하얀 눈이 또 내려오네요 추운 바람에도 우리 외롭지 말아요 눈이 내려오네요 걸어온 날들이 하얀색으로 가득하네요 난 기억이 안 나요 떠밀려 왔나요 지난 우리가 보이지 않아요 우리 잘 지내왔나요 서툴고 벅찬 하루살이에 눈물을 삼키고 힘겨운 웃음을 애써 지었나요 누구를 위해 웃어야 했었나요 짙게 물들어버린 마음은 더 짙어질 뿐이죠 지나감으로 바래져 가던 마음에 하얀 눈은 다시 우릴 찾아오네요 오늘이 남긴 상처도 참아왔던 눈물도 언젠가 순간의 찬란함이겠죠 어디서 와 어디로 가는지 몰라도 하얀 눈은 다시 우릴 안아주네요 어제는 어지러웠을 맘도 오늘은 잠에 들거예요 사라지는 것이 더 어렵네요 많고 많은 청혼과 사랑도 사라졌네요 찬 바람이 부네요 지는 해를 보내고선 밤이 되었네요 지나감으로 바래져 가던 마음에 하얀 눈은 다시 우릴 찾아오네요 오늘이 남긴 상처도 참아왔던 눈물도 언젠가 순간의 찬란함이겠죠 찬 바람에 외로움이 더 하얘진대도 우린 이 밤을 놓지 말아요 어두운 밤 사이 하얗게 내린 눈들에 가려질 길들에서도 길 잃지 않게 눈이 내려오네요 걸어온 날들이 하얀색으로 가득하네요 나 기억이 안 나요 떠밀려 왔나요 지난 우리가 보이지 않네요 나 어땠었던가요 잘 지내왔나요 상처줄바엔 그냥 웃었었나요 나 울어도 될까요 그래도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