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며칠 전 울산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현금 7천500만 원이 발견됐습니다.
경찰이 주인을 추적해보니, 80대 노인이 화단에 놓고 간 것으로 밝혀졌는데요.
어떤 사연인지 오태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모자와 마스크를 쓴 80대 노인이 은행 창구에서 현금을 찾습니다.
CCTV에 찍힌 모습에는 돈다발을 그대로 어딘가에 집어넣습니다.
노인은 사흘 뒤, 6km 정도 떨어진 울산 남구 아파트 CCTV에 다시 포착됐습니다.
노인이 연고가 없는 아파트를 다녀가고 보름 정도 지나 화단에서는 두 차례에 걸쳐 5만 원권 돈다발 7천500만 원이 발견됐습니다.
검은 봉지에 담긴 5천만 원과 2천500만 원 돈다발은 아파트 경비원과 환경미화원이 잇따라 발견했습니다.
[환경미화원 / 돈다발 발견자 : 다른 데 같으면 내가 쓰레기봉투에 넣었지. 그런데 돈 주운 자리라서 호기심에 뜯어봤더니 돈이 들었더라고요.]
신고를 받은 경찰은 범죄 연관성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에 나섰습니다.
단서는 돈다발을 묶은 띠지에 적힌 은행 이름과 3월에 입고됐다는 날짜.
경찰은 비슷한 시기 돈을 찾은 이들을 상대로 조사에 나섰고, 유일하게 인출 경위와 사용처가 불분명한 노인을 주인으로 판단했습니다.
노인은 돈을 잃어버린 사실도 몰랐습니다.
[주필종 / 울산 남부경찰서 형사2과장 : 병원에 간 적도 없고 실제로 돌봐줄 사람도 없고 그런 상태라서 정확하게 판정을 받은 적은 없습니다. 그런데 의사소통에는 특별히 지장은 없는데 지금 이 사례로 봤을 때는 조금 정상적이지 않다….]
경찰은 노인이 몇 년 전 재개발 보상으로 많은 돈을 가졌고 범죄 연루 정황이 없는 만큼 전액을 돌려줄 예정입니다.
또, 가족 없이 혼자 지내는 만큼 지자체에 통보해 도울 방안을 찾고 있습니다.
YTN 오태인입니다.
YTN 오태인 (otaei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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