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웅배 / 연세대 은하진화연구센터 연구원
[앵커]
베텔게우스는 겨울철 대표 별자리인 오리온자리를 구성하는 별 중 하나인데요. 하지만 수명이 다해서 곧 죽게 될 운명에 처했기 때문에 많은 천문학자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다고 합니다.
네 오늘 '별별 이야기' 시간에서는 연세대학교 은하진화연구센터 지웅배 연구원과 함께 '베텔게우스'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저희가 지난 시간에 겨울철 별자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특히 그중에 오리온자리를 이야기했는데 그중에 속한 일등성에 아주 밝은 붉은 별, 베텔게우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볼 건데요. 어떤 별인가요?
[인터뷰]
아 네 베텔게우스는 우리 지구에서 약 640광년 거리에 떨어진 비교적 가까운 별입니다. 지금 계절인 겨울 밤하늘에 떠오르는 크고 아름다운 오리온자리의 한쪽 어깨, 겨드랑이를 맡고 있죠. 베텔게우스란 별의 이름이 꽤 아름답게 들리지만, 사실 그 실제 단어의 뜻은 겨드랑이, 어깨라는 뜻입니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먼저 비슷한 관점으로 이 별에 이름을 붙였다면 아마 '겨별'이라고 부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이 베텔게우스는 사실 아주 거대한 별인데요. 현재 이 별의 지름은 우리 태양의 800배나 됩니다. 또한, 처음 형성되던 때에 우리 태양의 20배나 더 무거운 질량이 뭉쳐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보통 별은 질량이 무거울수록, 태울 수 있는 땔감의 양도 많아집니다. 하지만 땔감을 태울 수 있는 속도가 훨씬 더 빨라지기 때문에 질량이 무거울수록 더 수명은 짧아집니다. 베텔게우스의 질량과 진화 양상을 볼 때 이 별의 수명은 약 700∼800만 년 정도로 추정됩니다.
거의 100억 년의 수명을 갖고 사는 우리 태양과 비교하면 엄청난 짧은 생이라고 볼 수 있겠죠. 이처럼 베텔게우스는 빠른 속도로 진화를 겪으면서 아주 크게 팽창하고, 지름도 매우 크지만, 표면에 온도가 미지근하게 내려가면서 많이 낮아졌기 때문에, 지금은 붉은빛을 띠는 적색 거성의 단계를 겪고 있습니다.
[앵커]
네 그러니까 오리온자리의 어깨 부분 겨드랑이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베틀게우스를 천문학자들이 매년 겨울이 되면 특히나 주목하는 이유가 있다고 하는데, 어떤 건가요?
[인터뷰]
베텔게우스에 천문학자들이 주목하는 이유는 바로 이 별이 장대한 죽음을 앞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태양을 비롯한 우주의 모든 별은 태어나서 죽는 진화의 과정을 겪습니다. 그런데 질량이 그다지 무겁지 않은 별은 아주 느리게 핵융합 엔진을 소모해가며 죽어가기 때문에 진화 막바지 단계에서 맞이하는 죽음의 순간도 그렇게 다이내믹하지는 않습니다. 이런 질량이 작은 별들의 외곽의 가스 껍질을 우주 공간에 토해내고 남게 되는 잔해를 우리가 행성상 성운이라고 부르죠.
하지만 베텔게우스처럼 아주 무거운 별들은 훨씬 격렬한 죽음을 맞이합니다. 질량이 무거운 별들은 핵융합을 여러 단계에 걸쳐서 멈추었다가, 재개했다가를 반복합니다. 중심의 핵융합 엔진이 잠깐 소진되면 온도가 내려가면서 별의 중심부가 수축합니다. 다시 그 중심부 온도가 올라가면 중심부에 쌓여있던 핵융합 찌꺼기들이 다시 다음 단계 핵융합의 재료로 재활용되게 됩니다.
질량이 무거운 베텔게우스와 같은 별들은 이러한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해, 끝내 중심에 아무리 수축해도 온도가 올라가지 못하는 아주 높은 밀도의 철이 뭉쳐있는 핵을 만들 때까지 진화를 진행합니다. 이때가 되면 다시 핵융합이 멈추면서 중심부 핵이 더 수축하더라도 다음 단계 핵융합을 진행할 만큼의 높은 온도가 만들어질 수가 없습니...
[YTN 사이언스 기사원문] science.ytn.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