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날과 해의 날 - 일주일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_주원준박사의 구약성경과 신들_10회

  Рет қаралды 17,205

cpbcTV가톨릭콘텐츠의모든것

3 жыл бұрын

유일신 신앙을 키워 가던 고대 이스라엘에서 광범위하게 퍼진 달신 숭배 문화를 극복하려는 신학적 노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신명기계 신학자가 닦은 신명기의 길이고 둘째는 사제계 신학자가 닦은 창세기의 길이다.
첫번째 길, 신명기의 길은 '직접 경고'라고 할 수 있다. 한마디로 말해 이스라엘에서 달신을 절대 숭배하지 말라는 것이다. 신명기계 신학자들은 달신 숭배를 이스라엘 신앙에 위협이 되는 요소로 인식했다. 요시야 임금은 달신 숭배를 아예 없애려 하였다. 그는 신명기 개혁의 가장 강력한 후원자였다. 요시야는 남유다의 임금이었다. 그는 야훼 신앙이 위기에 처한 것을 깨닫고 종교적 개혁을 시도했다. 특히 그의 개혁은 신명기계 신학자들의 지원을 받았다. 그는 신명기계 개혁의 가장 강력한 후원자였다.
요시야 임금은 외래 문물의 범람으로 신앙이 흐려진 상황을 보고 일종의 개혁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야훼 신앙을 중심으로,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나라의 기강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다윗 왕조의 영화를 새롭게 적는 역사서를 만들었다. 우리가 지금 다윗과 솔로몬 등의 이야기를 알 수 있는 것은 결국 요시야 임금 덕이라고 할 수 있다.
요시야는 이스라엘 땅에서 이방신 숭배를 몰아 내려고 했다. 물론 그는 바알 숭배자들을 몰아내는데 애썼다. 그런데 그 가운데 일월성신 숭배, 곧 달신과 해신과 별신을 몰아내었다. 그는 또 우상 숭배 사제들을 내쫓았다. 또한 바알과 해와 달과 별자리들과 하늘의 모든 군대에게 분향하던 자들도 내쫓았다. (2열왕 23, 5)
구약성경에는 달신 숭배를 직접적으로 경고하지 않는 방법도 있다. 두 번째 방법이다. 하늘에 떠 있는 저 밝은 달은 '신'이 아니라 그저 '피조물'일 뿐이라고 정의하면 된다. 곧, 달신 숭배를 극복하는 다른 길은 달을 탈신화하는 것이다. 신이 아니라 그저 물건이라고 하는 것이다. 이런 새로운 신학적 고백은 고대 이스라엘 신학자의 신학적 성찰에 기반한다. 그들은 밤이나 낮이나 가장 밝은 빛은 하느님 한 분뿐이라고 믿었다. 그리고 밝은 해나 달은 모두 하느님께서 그 자리에 두신 것이라고 믿었다. 이런 신학은 이른바 창조 시편에서 자주 나온다.
시편에는 탄원도 있고 찬미도 있고 지혜도 있고, 하느님 백성의 생사고락이 모두 들어 있는데, 그 가운데 특히 하느님의 창조 사업을 찬미하는 시편을 '창조시편'이라 한다. 야훼 하느님이 하늘과 땅과 해와 별 등 모든 것을 만드셨다는 고백은, 그런 것에 깃든 강대국의 큰 신들이 야훼 하느님의 발 아래 굴복한다는 말이다. 이는 '고대 근동 세계관의 전복'이라고 할 수 있다. 창조 시편은 약소국의 대단한 믿음을 전제로 한 시편이다.
이스라엘은 고대 근동의 작은 나라였다. 큰 제국의 위협에 시달렸고, 늘 조공을 바쳤다. 나라를 빼앗기고 민족의 일부가 유배 길에 나선 적도 있었다. 그런데 그들의 정신 세계는 독특했다. 거대한 제국의 큰 신들에게 굴복하지 않았다. 먼 옛날 이집트 노예살이에서 해방시키신 야훼 하느님 한 분만이 유일한 신이고, 저 제국의 거대한 신은 그저 그분이 손으로 만드신 것, 그분이 저마다 제 자리에 두신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신학을 고집스럽게도 키워나갔다. 이렇게 구약성경은 크고 작은 신들을 야훼 신앙을 바탕으로 탈신화한다. 거의 모든 신들을 다 피조물이라고 했다. 이런 신학적 성찰을 집대성한 본문이 바로 창세기 1장이다. 창세기 1장에 따르면 야훼 하느님이 삼라만상을 다 만드셨다. 곧 그분은 다른 어떤 신들보다도 우월하시고, 세상의 어떤 것도 하느님의 권능에 견줄 수 없다는 고백이다. 더구나 하느님이 첫 나흘 만에 만드신 하늘, 땅, 해, 달은 수메르 시대부터 대제국의 주신들이었다. 수메르 만신전의 가장 중요한 일곱 신은(하늘, 바람, 산, 물, 달, 태양, 금성) 마치 원로원처럼 세상의 운명을 결정했다. 이미 기원전 30-28세기에 일곱이라는 숫자는 수메르에서 경제·정치·종교적으로 중요한 개념으로 발전했다. 비록 이 일곱 신들의 이름은 시대에 따라 조금씩 바뀌지만, 그들의 권위는 바빌론과 아시리아 시대에도 변하지 않았다. 일곱이라는 상징수 자체는 수메르의 것이었다. 창세기 1장은 이런 큰 신들을 한낱 피조물로 만들어 그 권위를 추락시켜 버린다. 하늘'신'도, 달'신'도 태양'신'도 없다. 야훼 하느님은 단 나흘 만에 대제국의 높으신 신들 대부분을 만드셨다. 아무리 그들의 권능이 대단해 보여도 그것들은 그저 피조물일 뿐이다. 약소국 이스라엘의 사제계 신학자들은 이렇게 대담했다.
원래 일주일 체계도 수메르의 것이었다. 수메르 사람들은 이 일곱 신의 이름에 따라 날의 이름을 지었다. '태양신의 날', '달신의 날' 하는 식으로 부른 것이다. 그래서 일곱 날이 한 주기가 되어 큰 신들의 이름이 반복되는 시스템을 만들어 날수를 헤아리고 살았다. 일곱 날마다 순서대로 일곱 신들의 날이 순환되는 체계, 곧 '일주일'은 이렇게 수메르인들의 손에 의해 태어났다. '7일 시스템'의 전통은 로마 시대로 이어졌다. 로마인은 로마식으로 이 체계를 '토착화'했다. 대응하는 로마 신들의 이름으로 일곱 날의 이름을 붙인 것이다. 그래서 '화금수목월일토'(Mars, Venus, Mercury, Jupiter, Moon, Sun, Saturn)의 '로마식 일주일 체계'를 사용했다. 오랜 역사를 거치며 이 신들의 순서는 시대마다 조금씩 바뀌었고, 결국 유럽에서 정착되었고, 일본인들의 번역을 거쳐 우리나라도 '월화수목금토일' 체계를 사용한다. 오늘날 우리는 이렇게 고대 근동 신들의 이름으로 날을 지칭하며 살고 있다. 그런데 창세기 1장에서 일주일의 이름을 일곱 날들의 이름에서 신들의 이름을 모두 뺀 완전히 새로운 이름을 붙였다. 일주일의 날들은 이제 신들의 이름으로 불리지 않고, 야훼 하느님의 창조 행위 순서에 따라 '첫째 날', '둘째 날' 하는 식의 이름을 얻게 되었다. 그리하여 날들의 이름에서 큰 신들을 연상시킬 여지도 없어졌다. 게다가 첫째 날 부터 여섯째 날까지는 숫자로 이름을 붙였지만, 마지막 날은 하느님께서 쉬신 날, 곧 '안식일'로 이름 붙였다. 이렇게 함으로써 창세기 1장의 탈신화화는 완성된다. 다시 말해 일주일 체계 자체는 그대로 유지되었지만, 그 체계에 깃든 고대 근동의 신화는 완전히 탈색되고 야훼 신앙에 따라 완전히 새로운 의미를 얻게 된 것이다.
결국 창세 1장은 단편적으로 흩어진 '고대 이스라엘의 탈신화 본문'의 집대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면에서 창세기 1장은 토라를 여는 본문으로 손색이 없고, 거대한 주변민족의 다양한 신화와 종교에 맞서 고유한 신앙을 지키려 한 고대 이스라엘의 신학적 프로젝트의 결론이라고 하겠다. 창세 1장은 고대 이스라엘 탈신화화의 헌장憲章이다.
#주원준박사 #구약성경 #구약성경과신들 #가톨릭평화방송 #cpbc
=========================================
방송선교ARS후원 : 060-706-1004 (한 통화 5,000원)
060-706-4004 (한 통화 10,000원)
후원문의 : 1588-2597
www.cpbc.co.kr/home/support/sub_02.html
매일미사 지향 신청 : 02-2270-2640, 02-2270-2650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 cpbc TV
=========================================
cpbc TV 유튜브 채널을 구독하세요.
가톨릭콘텐츠의 모든 것! cpbcTV

Пікірлер: 11
@10nutopia
@10nutopia 3 жыл бұрын
10부까지 너무나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쉬운 부분부터 심도 있는 내용까지. 대단합니다.
@user-zi1gb2qb5c
@user-zi1gb2qb5c 3 жыл бұрын
주원준 박사님 성서 강의 감사합니다 아멘🙏🕊👼🍀🌼🌸
@user-sr5bm6sb9y
@user-sr5bm6sb9y 3 жыл бұрын
감사합니다.박사님.
@user-ii3lg7nw2m
@user-ii3lg7nw2m 3 жыл бұрын
황창연신부님 성경특강들으며 박사님의특강을듣게되었는데 양쪽으로오가며들으니 귀에더잘들어오고 좋으네요 감사합니다^^
@flamen3044
@flamen3044 3 жыл бұрын
늘 궁금하고 납득 되어지지 않았던 부분이 있었던 구약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좋은 강의 듣게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junghwankim7771
@junghwankim7771 3 жыл бұрын
감사합니다. 이렇게 특별하고 귀한 문화재급 강의를 접하게되어 행복합니다. 박사님 뒤를 이어 이 문화재를 이어갈 후학이 있을까요? 수고 하셨습니다. 욥기에서도 뵈었으면 하고 기대해봅니다.
@jinyoungyim2643
@jinyoungyim2643 2 жыл бұрын
저는 그동안 성경을 글자그대로 맹목적으로 믿었었습니다 그러다 구약성경이 수메르신화의 표절이라는 말들 때문에 혼란스러웠습니다 박사님의 강의를 듣고 오히려 성경을 더 잘 이해하게 되고 제가 그동안 너무 편협하고 맹목적인 신앙을 가졌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유익한 강의 참 감사합니다
@user-gs8zx4sk5i
@user-gs8zx4sk5i 3 жыл бұрын
와~~ 시편의 찬미는 하느님을 향한 마음의 노래라고만 생각했는데, 박사님 강의들으면서 해와 달과 별의 신에게도 하느님을 찬미하여라. 뜻이라니, 놀랍습니다.
@eactheathea1910
@eactheathea1910 3 жыл бұрын
Fantastic 😍💋 💝💖♥️❤️
@anson9592
@anson9592 3 жыл бұрын
영화 코리아 세미 18+
DO YOU HAVE FRIENDS LIKE THIS?
00:17
dednahype
Рет қаралды 99 МЛН
路飞被小孩吓到了#海贼王#路飞
00:41
路飞与唐舞桐
Рет қаралды 69 МЛН
Khó thế mà cũng làm được || How did the police do that? #shorts
01:00
DO YOU HAVE FRIENDS LIKE THIS?
00:17
dednahype
Рет қаралды 99 МЛ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