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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 커 ▶
앙상하게 말라 '갈비사자'로 불렸던 바람이가
청주동물원으로 거처를 옮긴 지 석 달여 만에
암컷과 한방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건강도 많이 회복됐고,
다행히 새로 맞은 짝꿍과도 잘 어울렸다고
하는데요. 이병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문이 열리자 방사장으로 나온
암사자 도도.
잠시 멈춰 서서 주위를 살피더니
먼저 나와 있던 '갈비사자' 바람이 쪽으로
성큼성큼 다가옵니다.
겁에 질린 듯 뒷걸음질치며
황급히 달아나는 바람이를 도도가 쫓아가고,
서로 으르렁대지만
발톱을 드러내며 공격하진 않습니다.
호기심 많은 도도가 먼저 접근하면
소심한 성격의 바람이가
피해 가며 울부짖기를 몇 차례.
하지만 이내 경계를 푼 듯
가까이 마주 보고 앉았습니다.
◀ I N T ▶김정호/청주동물원 진료사육팀장
바람이가 혼자 오랫동안 있다 보니까 다른 사자에 대한 두려움이 있던 것으로 보여져요. 처음에 도도가 다가서니까 도망가는 모습을 보였거든요.
볕도 들지 않는 비좁은 콘크리트 사육장에서
삐쩍 말라가던 바람이는
석 달 전 청주동물원으로 옮겨졌습니다.
그때는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앙상하게 말라 '갈비사자'라는 별명으로
불렸지만,
지금은 그 별명이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살이 붙으면서 건강도 되찾았습니다.
원래 무리생활을 하는 사자의 습성을 고려해
암컷과 합사를 시켰습니다.
◀ I N T ▶ 김정호/청주동물원 진료사육팀장
창살을 통해서 계속 마주보기를 했거든요.
물리적으로 접촉은 못하지만 계속 쳐다보고
냄새 맡고 그렇게 계속 마주보게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바람이는 사람 나이로
백 세 가까운 고령인데다,
도도 역시 병 때문에 자궁을 적출한 상황이어서
번식까지 염두에 둔 건 아닙니다.
밤에는 각자 사육장에 머물다,
낮에만 방사장에서 함께 머물게 되는데,
조만간 관람객들도 두 마리가 어울리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됩니다.
◀ st-up ▶
"청주동물원은 전시도 하지만,
나이 들고 아픈 동물들을 보살피는
특별한 역할도 합니다.
남은 시간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지만,
바람이가 새 짝과 함께 행복한 여생을
보낼 수 있기를 이곳 동물원 가족들은
바라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병선입니다."
◀ E N 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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