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법은 상속인이 상속의 승인도 포기도 하지 아니한 채 3개월의 기간이 도과하면 상속인이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봅니다.
그런데 상속인이 상속 승인 및 포기의 기간을 잘 몰라 그 기간을 준수하지 못하고 단순승인이 되어 피상속인의 채무를 승계하게 되는 경우에 그 상속인은 매우 억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민법은 상속인이 중대한 과실 없이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월 내에 상속채무가 상속 적극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단순승인을 한 경우라면 상속재산의 채무초과에 관한 사실을 알게 된 날부터 3월 내에 한정승인을 다시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습니다.
이와같이 3개월 내에 한정승인을 하지 않고, 3개월이 지난 이후에 한정승인을 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를 특별한정승인 제도라고 부릅니다
특별한정승인을 하기 위해서는
①상속채무가 상속적극재산을 초과하여 상속재산이 채무초과상태에 있어야 합니다
② 또한 상속인이 중대한 과실 없이 민법 제1019조 제1항이 정한 3개월의 기간 동안 그러한 사실을 알지 못한 상태여야 합니다
③또한 상속인이 직접 단순승인을 하였거나, 법정 단순승인으로 의제된 경우이거나 채무초과 사실을 모른 채 상속재산에 대하여 처분행위를 한 경우여야 합니다
따라서 상속인이 한정승인 또는 포기를 한 후에 상속재산을 은닉하거나 부정소비하거나 고의로 재산목록에 재산이나 부채를 기록하지 아니함으로써 법정단순승인이 의제된 경우에는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가 없습니다
특별한정승인의 요건인 상속인이 상속채무가 상속적극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알지 못한다라는 것은 ‘상속인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상속채무가 상속적극재산을 초과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음에도 이를 게을리 함으로써 그러한 사실을 알지 못한 것’을 의미합니다.
대법원은 상속인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는지 여부는 상속인의 나이, 동거 여부 등 거주관계를 포함하여 상속인과 피상속인의 평소 관계, 상속채무의 종류, 상속채권자의 최고 유무 등 구체적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각 상속인별로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합니다
구체적인 판례 사례를 보면 피상속인이 사망 직전 암으로 투병생활을 하다가 치료비도 다 못내고 사망하여 채권자가 상속인에게 상속채무의 이행을 구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상속인이 과거에 소송 절차에서 피상속인에게 재산이 전혀 없다고 주장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 경우 법원은 상속인이 이미 피상속인의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고 하였고, 상속인의 특별한정승인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반면에 상속채권자가 피상속인을 상대로 소를 제기하여 승소판결을 받았는데 상속채권자가 상속인이 사망한지 1년이 지난 후에야 피상속인이 단순승인을 하였다고 하며 피상속인 소유의 동산에 대하여 압류를 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법원은 상속채권자가 피상속인이 사망한 날로부터 1년을 경과한 후에야 그 권리를 행사하기 시작한 점에 비추어 보면 상속인으로서는 3개월 기간 내에 피상속인의 채무초과사실을 알지 못했고 알지 못한 데에 중대한 과실이 없었다고 보았습니다따라서 상속인은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상속 사실을 안지 3개월이 지나더라도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특별한정승인 제도를 통해 채무의 승계를 면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