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벽루와 정양레포츠공원
정양레포츠공원 맞은편에 한가로이 함벽루가 자리잡고 있다. 대야성 전투가 벌어졌던 취적산에서 산자락이 황강으로 발을 뻗는 자리라 한다. 정양레포츠공원과 조용한 함벽루가 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벼랑끝 아찔하게 서 있는 함벽루 앞으로 물속에다 다릿발을 세운 데크로드가 생기면서 가파른 느낌의 벼랑이 한결 완만해졌다. 함벽루에서 건너다보는 풍경은 맞은편에서 바라보는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흐르는 강물과 금빛 백사장, 공원의 나무와 멀고 가까운 산들이 한폭의 그림처럼 펼쳐진다. 고려시대에 들어선 함벽루에는 남명선생, 퇴계선생, 선무사 이종하, 난포 이대형의 한시와 함벽루기 등 여러개의 현판이 걸려 있다. 남명 조식과 퇴계 이황은 율곡 이이와 더불어 조선시대 3대 유학자로 알려져 있다. 남명과 퇴계는 평생 학문을 겨루고 글로 마음을 나눈 지기였다. 같은 해 태어나 두 해를 두고 세상을 떠났다. 그들이 즐겼던 풍광의 자리도 세월이 흐르면서 많이 변했다. 또 그만큼의 세월이 흐른 후 함벽루 주변은 어떤 모습으로 변하게 될까. 함벽루 옆에는 연호사가 있다. 대야성 전투에서 숨진 김춘추의 딸과 사위 그리고 신라 장병 2000여명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세월진 사찰이다. 연호사에는 불법을 수호하는 호법신을 묘사한 신중탱이라는 불화가 이름을 더하고 있다.(‘합천에서 함께 걷길’ 발췌글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