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 (목요일 저녁 7시 40분 KBS1)
“서해의 곳간 홍성, 곰삭은 맛의 진수를 품다” (2016년 10월 27일 방송)
가을의 풍요를 품은 서해의 곳간
산, 들, 바다 무엇 하나 부족함이 없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 깊은 맛을 내는 옛 음식, 서해의 곳간 홍성, 곰삭은 맛의 진수를 품다
■ 천수만을 찾아온 가을손님 대하
가을의 축복이 가득한 천수만. 찰지고 고소한 맛의 대하를 맛볼 수 있는 철이 되면 대하 그물을 싣고 바다로 향하는 사람들이 있다. 돌아오는 배가 보이기 전까지 남은 가족들은 걱정 가득한 눈으로 바다를 지켜보고, 배가 돌아오면 그 기쁨 나눌 틈도 없이 바삐 움직인다. 잡아온 대하를 그물에서 떼어내는 작업을 돕다 보면 허리가 굽고 손이 다 갈라졌다고. 속동마을 사람들은 집 앞에 바다를 두고도 대하잡이에 열을 올리느라 정작 대하로 푸짐하게 배를 채운 적이 없다. 날을 잡아 대하로 그득하게 밥상 한 상 차리겠다며 포부를 밝히더니, 말려놨던 복어에 가끔 그물에 같이 올라오는 갑오징어까지 동원한다. 인심 가득한 속동마을 사람들의 대하밥상을 만난다.
■ 새우젓 배가 닿았던 광천의 옛 추억 - 광천 토굴새우젓
서해안 등지에서 잡힌 젓새우는 광천 독배마을에 가야 최상의 맛을 끌어올릴 수 있다. 이웃 마을 여자들이 "독배로 시집 못 간 요 내 팔자"라고 말할 정도로 번창했던 이곳은 본디 바닷물이 깊숙이 들어오던 마을이라고. 새우젓 실은 배는 이제 옹암포에 닿을 수 없지만, 독배마을 사람들의 추억은 여전히 새우젓과 밀접히 맞닿아있다. 새우젓은 단순히 식재료가 아니라 특효약이었고, 학창시절 으스댈 수 있었던 반찬이었으며 가정을 꾸려나갈 수 있는 생계수단이기도 했다는데…. 토굴에 보관해서 더 특별한 광천 새우젓으로 이들의 곰삭은 세월을 밥상에 싣는다.
■ 내포 물길 따라 넉넉한 가을을 만나다 - 결성면 원천마을의 돼지이야기
물줄기가 모인다 하여 붙여진 마을지명이지만 지금은 물이 있던 자리에 드넓은 평야가 벼를 품었다. 추수가 끝나면 원천마을 사람들은 저수지의 물을 빼 고기잡이에 열을 올린다. 전리품을 가지고 돌아가면 마을잔치의 서막이 열린다. 한쪽에서는 민물고기를 푹 고아 현란하게 어탕국수를 끓이고, 다른 한쪽에서는 고소하고 담백한 돼지고기를 벌건 숯불 위에 올린다. 축산농가가 많은 홍성에서 돼지는 마을 사람들에게 친숙한 보양식! 선지가 없으면 섭섭하다는 선지내장탕과 며느리가 제사를 고대하게 했다던 돼지간전 등 원천마을 사람들이 기름지고 풍성한 돼지고기로 침샘 자극을 시작한다.
■ 모든 것을 품고 내어주는 어머니의 마음 - 모녀 갯벌밥상
갯벌은 양손 가득 먹을 것을 내어주는 어머니처럼 찾아온 손님들에게 야박한 법이 없다. 밤의 갯벌은 횃불을 들고나온 사람들 덕분에 귤색 꽃밭이 되곤 했다고. 불빛 사이로 숨바꼭질을 하다 보면 낙지부터 쫄쟁이까지 반찬 삼을 것들을 바구니에 채울 수 있다. 주말이면 고향을 찾아오는 딸을 위해 서부면의 이형자 씨가 갯벌에서 나는 식재료로 음식 솜씨를 발휘했다. 능쟁이젓과 함께 숙성되니 깊은 맛을 내는 호박김치, 호박에 넣고 찐 낙지탕, 가족 다 함께 구워 먹는 낙지호롱구이 등 놀러온 가족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갯벌밥상을 만나본다.
#한국인의밥상 #홍성 #곰삭은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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