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산 저 산 꽃이 피니 분명코 봄이로구나 봄은 찾아 왔건만은 세상사 쓸쓸하더라 나도 어제 청춘일러니 오늘 백발 한심하구나 내 청춘도 날 버리고 속절없이 가버렸으니 왔다 갈 줄 아는 봄을 반겨한들 쓸데가 있더냐 봄아 왔다가 가려거든 가거라 네가 가도 여름이 되면 녹음방초승화시(綠陰芳草勝花時)라 옛부터 일러 있고 여름이 가고 가을이 돌아오면 한로삭풍(寒露朔風) 요란해도 제 절개를 굽히지 않는 황국단풍(黃菊丹楓)도 어떠한고 가을이 가고 겨울이 돌아오면 낙목한천(落木寒天) 찬 바람에 백설만 펄펄 휘날려 은세계가 되고 보면 월백설백천지백(月白雪白天地白)하니 모두가 백발의 벗이로구나 무정세월은 덧없이 흘러가고 이 내 청춘도 아차 한번 늙어지면 다시 청춘은 어려워라 어화 세상 벗님네들 이 내 한 말 들어보소 인간이 모두가 백년을 산다고 해도 병든 날과 잠든 날 걱정 근심 다 제하면 단 사십도 못 살 인생 아차 한 번 죽어지면 북망산천의 흙이로구나 사후(死後)에 만반진수(萬般珍羞) 불여생전(不如生前) 일배주(一杯酒)만도 못하느니라 세월아 세월아 세월아 가지 말아라 아까운 청춘들이 다 늙는다 세월아 가지 마라 가는 세월 어쩔거나 늘어진 계수나무 끝끝터리에다 대랑 매달아 놓고 국곡투식(國穀偸食) 하는 놈과 부모불효 하는 놈과 형제화목 못 하는 놈 차례로 잡아다가 저 세상 먼저 보내 버리고 나머지 벗님네들 서로 모아 앉아서 한 잔 더 먹소 그만 먹게 하면서 거드렁 거리고 놀아보세
@paulwoo1642 Жыл бұрын
한로삭풍(寒露朔風)... 한로상풍... 서리 상자 상풍으로도 많이 불립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경우에도 발음은 '삭'풍으로 하더라고요.
@user-nx3ge4ou7c Жыл бұрын
@@paulwoo1642 상풍이 맞는데요 삭풍으로 엑센트를 주면 추위를 더 강하게 느껴지게 되고 끝 끝 터리에도 끝을 점을 찍듯이 소리하면 꼭 대기가 한층더 강화되어 아주높은 나무의 꼭지점이 상상이 되는거지요 우리의 소리는 그렇게 자연의 흐름을 생각해서 만들어진다고 보면되요 그런것을 소리로 표현 할려다보니까 소리공부가 어렵다고 하는 것입니다
@user-pf9to3iv4l3 жыл бұрын
보석같은 명품 소리 감사합니다 하얀세상을 백발의 벗으로 빗댄 대목에서 또 한번 감탄합니다
@cansilow5 жыл бұрын
안숙선님 목소리에 영혼이 실려서 심금을 울립니다.정말 대한민국의 자랑입니다!
@user-co6gi7yo8u4 жыл бұрын
가히 안숙선 선생님 대가 답습니다 또렷한발음 음성 요즈음 날마다 듣습니다
@soskfk-74922 жыл бұрын
나이 반백년 하고도 넘은 사람 입니다. 시간이 흐르고 날이 가도 우리 문화가 세상의 으뜸 인것을 그때는 모르고 괜히 팝송 따라 부르고 했습니다. 우리 것이 세상의 으뜸 입니다. 우리소리를 한다는 것은 우리 문화를 지키고 유지 한다는 것입니다. 역사가 없으면, 문화가 없으면 그 민족이 소멸하는것이 자명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