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야화에서 들려드리는 꿀잠 스페셜! 3시간 연속듣기
충청도 땅에 지독한 구두쇠 영감이 살았다.
그는 어릴 때부터 가난한 집안에서 자라 아끼고 절약하는 게 일상이 되었고 한 푼도 남에게 빌려주는 법도 빌리는 법도 없었다. 가난이 한이 되었는지 돈이라면 사족을 못 쓸 정도였다.
그렇게 쓰지 않고 모으다 보니 영감은 근동에서 가장 큰 부자가 되었다.
하지만 영감은 모을 줄만 알았지 쓸 줄은 몰랐다. 본인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가족들은 무슨 죄란 말인가.
"영감, 모을 만큼 모았으니 이제 좀 쓰고 삽시다."
아내가 그렇게 말하면,
"지금도 많이 쓰는 데 더 쓰다니, 정신 있는 거요?"
하고는 펄쩍 뛰었다.
가족 모두 옷 한 벌을 가지고 사시사철 기워서 입고, 덧대어 입다 보니 엄동설한이면 추워서 덜덜 떨어야 했다.
"그 많은 돈, 죽을 때 가져가려나, 거 무슨 청승인지."
"가족들이 불쌍하구먼."
구두쇠 영감은 팔을 젓고 다니면 소매가 닳을까 봐 언제나 뒷짐을 진 채 마을을 돌아다니고 심지어 신발이 닳는다고 남이 보지 않을 때는 신발을 벗어서 들고 다닌다는 얘기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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