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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포 연가 / 박미라
멀어서 아름다운 것들이 있다
마른 모래 바람이 가슴을 쓸고 가는 날이면
만리포 바다를 보러 오시라
오래된 슬픔처럼 속절없는 해무 속에서
지워진 수평선을 가늠하는 붉은 등대와
닿을 수 없어서 더욱 간절하다고
아득히 잦아드는 섬이 있다
누군들 혼자서 불러 보는 이름이 없으랴
파도 소리 유난히 흑흑 대는 밤이면
그대 저린 가슴을 나도 앓는다
바다는 다시 가슴을 열고
고깃배 몇 척 먼 바다를 향한다
돌아오기 위하여 떠나는 이들의 눈부신 배후에서
고단한 날들을 적었다 지우며 반짝이는 물비늘
노을 한 자락을 당겨서 상처를 꽃으로 만드는 일은
아무렴, 우리들 삶의 몫이겠지
낡은 목선 한 척으로도
내일을 꿈꾸는 만리포 사람들
그 검센 팔뚝으로 붉은 해를 건진다
천년 전에도 바다는 쪽빛이었다.
천리포 해당화 / 이순규(2008)
그리움이 마르고 나서야 꽃은 핀다지
어디 그리움 없는 꽃 있으랴
사철 한가운데 꽃대를 세우고
더운 여름을 끌고 가던 당신께서
보고 싶다던 저 바다에 이르지 못했는데
남들 모두 그 바다에서 돌아오는데
꽃은 더 붉어 무엇하나요
소낙비로 갈라진 계절을 묶고
손매무시 한 다발씩 강물 되어
바다로 가셨나요
그래서 바다에 가면 당신만큼
내가 앓는 소리를 내는 건가요
그랬습니다 오래전 당신 울음이
서해에도 붉게 번지던 꽃
천리포에서 당신을 보았습니다
신두사구 사막에서 아직 다하지 못한
너무 이르게 피고 진 뽀얀 얼굴
철렁거린 꽃 달고 흔들리던 깃발
당신은 꽃이었습니다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