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 명창 이화중선 단가 '소상팔경'(고수:이흥원) 1928년 녹음
hwajungseon Lee: Korean Pansori Dan-ga 'Sosang-palkyung'(Song of Chinese eight Sosang river)
Korean Classical Music Record Museum(MISP-0022)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유성기음반(SP) 관리번호 MISP-0022, MISP-0023
Columbia 40028-A(20532-1) 南道短歌 瀟湘八景(쇼상팔경) 李花中仙 長鼓李興元
* 본 동영상의 사진들: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자료.
[판소리 명창 이화중선 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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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중선 명창 단가 '소상팔경' 1928년 녹음 해설. 글/국악음반박물관장 노재명]
'소상팔경'은 중국 소상강 8경을 노래한 단가이다. 1면에 3분 가량 담길 수 있는 유성기음반 특성상 본 녹음에는 8경 중에 4경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20세기 중반까지 판소리 명창들이 매우 즐겨 불렀던 소리인데 지금은 거의 불리지 않는 단가이다. 이화중선, 송기덕, 강남중, 김록주, 박록주, 박월정, 임소향, 하농주, 김남수, 권금주, 모추월 등이 이 단가를 유성기음반에 녹음한 바 있는데 주로 동편제 명창들이 즐겨 불렀다.
이화중선은 이 단가를 공연, 방송, 유성기음반 취입시 자주 불렀다. 이화중선은 이 단가를 송만갑한테 익힌 것으로 보이고 박기홍의 영향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이화중선은 중년 이후 아편 중독으로 목이 손상되었는데 이 녹음에는 건강하고 청아한 전성기 성음이 담겨있다. 서양 어느 소프라노와 견주어도 뛰어난 맑고 고운 음색, 어떤 난해한 소리도 힘겨운 기색 없이 청산유수로 수월하게 구사하는 천부적인 재능, 얼음에 박 밀 듯이 소리를 거침 없이 했다는 그의 창법이 유감 없이 발휘되어 있다.
특히 단가는 이처럼 소리를 많이 만들지 말고 툭툭 던지듯이 해야 한다는 판소리 기본에 맞게 되어 있으며 요즘 단가보다 빠른 속도로 불려 박진감이 있다. 이화중선의 성음 자체가 아름답고 공력이 담겨있어서 기교를 많이 쓰지 않아도 호소력이 충분하다. 판소리를 부르는 속도는 소리에 기교를 많이 집어 넣느냐 그렇지 않느냐와 관련이 깊은데 화려한 기교를 덜 쓰면 그 만큼 소리 속도가 빨라진다고 할 수 있다.
송만갑이 흔히 대마디 대장단으로 구사하는 여타 단가와 완연히 다르다. 단가 '소상팔경'은 충청도 동편제 명창 정춘풍이 작곡했다. 전라도 어정제 판소리와 완전히 다르고 기품이 있으며 다소 도교(道敎)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양반광대 정춘풍이 지은 단가 '소상팔경'(이화중선·송기덕·김록주·박록주 등 녹음)은 박록주 '대관강산', '죽장망혜', 백점봉 '별조유람가', 이동백 '천리강산', '죽장망혜'와 소리 진행 방식이나 곡조 분위기가 비슷하다.
그런 점에서 박록주의 박기홍제 '대관강산', '죽장망혜', 백점봉 '별조유람가'(몽유가=대관강산), 이동백 '천리강산'(죽장망혜)도 정춘풍의 작품 내지는 정춘풍제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곡일 가능성이 있다.
[이화중선 명창 단가 '소상팔경' 1928년 녹음 가사. 채록/노재명]
(중모리) 산학(山壑)이 잠형(潛形)하고 음풍(陰風)이 노호(怒號)한디, 천병만마(千兵萬馬) 서로 맞어 철기도창(鐵騎刀槍) 이어 나듯, 처마(檐下) 끝에 급(急)한 형세(形勢)난 백척폭포(百尺瀑布)가 쏘아를 오고, 대숲을 흩뿌리니 황영(皇英)으 깊은 한(恨)을 엽엽(葉葉)이 호소(呼訴)허니 소상야우(瀟湘夜雨)가 이 아니냐. 칠백평호(七百平湖) 맑은 물은 상하천광(上下天光)이 푸르렸다. 얼음 밖으 문득 솟아 중천(中天)으 배회(徘徊)하니, 계궁항아(桂宮姮娥) 단장(端粧)허고 새 거울을 열었난 듯, 적막(寂寞)한 어룡(魚龍)들은 세(勢)를 얻어 출몰(出沒)허고, 풍림(楓林)으 귀화(鬼火)들은 빛을 놀래여 사라지니 동정추월(洞庭秋月)이 이 아닌가. 연파만경(烟波萬頃)은 하날으 닿었난디, 바람 힘을 의지허여 '어기야! 어기야!' 저어 가고, 다만 앞으 섰든 산이 문득 뒤로 옮아가니 원포귀범(遠浦歸帆)이 이 아닌가. 수벽사명(水碧沙明) 양안태(兩岸苔)으 불승청원각비래(不勝淸怨却飛來)라. 날아오는 기러기난 갈대 하나를 입으다 물고 일점 이점으 점점마다 행렬(行列) 지어 떨어지니 평사낙안이라고 허는 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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