Рет қаралды 710
#시낭송 #현대시 #시쓰기
우리들에게 / ◯◯◯
얼어붙은 도시의 골짜기 같은
우리들의 서툰 가슴에
연두빛의 싹이 돋아나
우리 서로 나눌 기쁨의 날을 위하여
이름 없는 생명 같은 씨를 뿌리자.
산속 깊은 곳의 샘물과 같은
우리들의 보이지 않는 속살에도
버티고 선 벚나무를 잘라내고
우리들의 입김으로,
우리들의 몸으로,
색깔색깔 터질 듯한 결실의 믿음이
솟아나 가슴에 닿을 날을 위하여
동네 어귀마다 우리 그대로의 우리의 씨를 뿌리자.
잠자는 개구리 잡아 보약 만들고
깊은 땅속 꿈을 꾸는 뱀을 잡아 노리개 삼아
오늘이 살아 숨쉬는 거리에 진열될 때
우리의 깊은 몸으로 피어날
핏줄의 끝없음을 위하여
하늘의 복이 없는
형제 같은 그 땅에도
우리들이 이름지어 같은 꽃을 피울 씨를 뿌리자.
출처 : 오규원, [현대시작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