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 넋두리와 독백적 진술, 감정으로부터 어떻게 탈출할까. 절제된 언어와 담담한 표현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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Ай бұрын

#시낭송 #현대시 #시쓰기
상처 / ◯◯◯
영원히 치료되지 않아도 좋다.
이 아픔―
내 가슴에 그어진 한 획의 칼자국이
오늘은 폭포 되어
내 심장 한복판을
무섭게도 후려친다.
한걸음 내디딜 때마다
터져 쏟아지는 선홍색의 피, 피……
내 그림자는
어느새
피에 젖어 흐느적대는 나그네.
이 상처,
누가 내 가슴에 아픔을 주었냐고 묻기엔
난 너무도 깊은 내 무덤을 파고 있었고,
아프다고 소리치며 울기엔
난 너무도 많은 나이를 먹어버렸고……
아!
영원히, 영원히 치료되지 않아도 좋다.
///
걸레 / 고은
바람 부는 날
바람에 빨래 펄럭이는 날
나는 걸레가 되고 싶고
비굴하지 않게 걸레가 되고 싶구나
우리나라 오욕과 오염
그 얼마냐고 묻지 않겠다
오로지 걸레가 되어
단 한 군데라도 겸허하게 닦고 싶구나
걸레가 되어 내 감방 닦던 시절
그 시절 잊어버리지 말자
나는 걸레가 되고 싶구나
걸레가 되어
내 더러운 한평생 닦고 싶구나
닦은 뒤 더러운 걸레
몇 번이라도
몇 번이라도
못 견디도록 헹구어지고 싶구나
새로운 나라 새로운 걸레로 태어나고 싶구나
고은, 『나의 파도소리』, 나남, 1987,p 184.
///
상처 / 모범적 개작
치료되지 않아도 좋다
내 가슴에 그어진 한 획의 칼자국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도지는 상처의 피―
내 그림자도 어느새
피에 젖는다
무덤에 갈 때까지 나도
함께 젖으리라 그림자여
출처 : 오규원, [현대시작법]

Пікірлер: 6
@user-gi1zc9tg7l
@user-gi1zc9tg7l Ай бұрын
잘 봤습니다 감사드림니다 👍🏻
@Edelweiss-kd7co
@Edelweiss-kd7co Ай бұрын
시 쓰기 너무 어렵습니다 척박한 땅에서 옥토로 가는 길목은 몸부림입니다 넋두리를 들어 주시는 선생님이 계시니 힘이 됩니다
@tv-xr3fz
@tv-xr3fz Ай бұрын
길은 역시 구곡양장으로 구부러져야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응원합니다.
@moonkim4123
@moonkim4123 Ай бұрын
오는 태양 가는 석양 하루ㅅ 길 긴 - 듯 짧은 듯 너랑 나랑 시랑 사랑 만난 듯 헤어지고 헤어진 듯 만나는 오늘 글 동무 내일 길동무 긴 - 듯 짧은 듯 우리네 나그네ㅅ길 누가 가다리나 길 끝 넘어 언제나 감사한마음 가득합니다. 그런데 이 강의 들으면서 좀 유쾌하지 못한 부분이 있습니다. 최영미 시인을 믿고 싶고 응원 하고싶은 마음, G 시인 시 읽기 싫은데 마주쳤네요. 선생님 탓 절대 아닙니다. 기분 많이 유쾌하지 못합니다. 댓글 달지 마시고 넘어가 주세요.
@user-pq8ft1bi8t
@user-pq8ft1bi8t Ай бұрын
핑계 이맘때면 죽을 날도 없다며 말갛게 속을 드러낸 무논에 발자국을 빠뜨리며 모심던 어른들 달아서 휘어진 등허리 위로 고무줄처럼 늘어난 시간이 천 갈래 만 갈래 오뉴월 볕처럼 부서지는데 그때의 어린아이가 저도 모르게 그 말을 내뱉고 보니 해가 눈꺼풀을 입고 벗는다 어쩌다 하늘이 낮게 드리우는 날에는 손을 달라고 조르는 일들이 순서를 앞다툰다 볕이 유모차에 매달려 가는 할머니 등을 그늘로 민다
@tv-xr3fz
@tv-xr3fz Ай бұрын
아름다운 글 쓰기에 경의를 표합니다. 영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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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50
Potapova_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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