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리조엘 #탁리드 #끝에뮤비있음
김갑수/ 문화평론가
배순탁/ 음악평론가
20. 1. 21. KBS1 '더 라이브' 방송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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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내용을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KBS '더 라이브'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최욱 : 팍팍한 일상에 치여 감성이 메말라 있는데요. 동네에서 음악 꽤 들으신다는 두 형님을 오늘도 모셨습니다. 김갑수 문화평론가 그리고 배순탁 음악평론가 두 분 환영합니다. 김갑수 선생님은 이 코너에서 살신성인의 모습, 가발 뒤집어쓰시고 그런 모습에 너무 감동하고 있습니다. 많이 요즘 힘드신가 봐요. 삶이
■김갑수 : 원래 주책이에요. 제가.
■최욱 : 아무튼 오늘도 살신성인의 모습 기대하겠습니다.
■김갑수 : 근데 난 갑순다방을 하면서 약간은 애절함이 있긴 있어요 내가 문학이나 음악을 다루던 사람이라는 걸 다 잊어버려서 맨날 무슨 골치 아픈 여의도 얘기하라고 부르거든요. 원래 내 자리에요. 이런 얘기 하는 데가.
■한상헌 : 제가 또 사연 읽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자, 갑순다방을 찾은 세 번째 사연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엊그제 미국에서 돌아온 A라고 합니다. 지난 10년 정도 여의도를 근거로 생활하다가 휴식이 필요해서 최근 1년 반 넘게 외국에서 지내왔습니다. 그러다가 며칠 전에 다시 한국 땅을 밟았는데요. 왜냐구요? 저한테는 돌아오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저도 아직 남은 꿈이 있거든요
■최욱 : 오늘은 누가 보냈는지 모르겠습니다. 대체 오늘은 사연의 주인공이 누굽니까.
■배순탁 : 왠지 모르게 이분 달리기 좋아하실 것 같은 이상한 예감이 드는데
■한상헌 : 아마도 지난 일요일에 귀국하신 것 같아요. 이분이. 자, 저는 본래 의사로 바이러스랑 싸우다가 그 후에는 컴퓨터 바이러스를 잡아 왔고 또 그 후에는 여의도에서 낡은 정치라는 바이러스를 잡으려고 애써 왔습니다. 그리고 그때는 정말 잘나갔습니다. 의사였을 때도 그렇고 컴퓨터 보안업체 CEO였을 때도 그랬던 것처럼 정말이지 금방 이제 이 나라 원탑 먹고 제 와튼 동문인 트럼프와 정상회담 하게 될 줄 알았었거든요
■최욱 : 맥락상 그 “아바타입니까~” 나올 대목이네요
■한상헌 : 거기까지 가는 건 여러분의 기분 탓이고요. 계속해서 사연마저 읽어드리겠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보니까요 분위기가 예전하고는 또 많이 다릅니다. 그래서 요즘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제가 다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그런 노래 좀 들려주세요. 라고 이렇게 사연을 보내왔습니다.
■최욱 : 자신감을 고취할 수 있는 노래, 선곡은 좀 수월할 것 같은데요?
■배순탁 : 굉장히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시면서 참배도 가시고 동시에 다른 큰 건들이 터지면서 묻혀버리는 감이 있어서 아주 안타깝기도 하더라고요
■최욱 : 시작부터 그런 얘기하지 마시고 자신감을 올려주세요
■한상헌 : 디제이 갑부터 오늘 어떤 노래 골라왔는지요
■김갑수 : Piano Man이 말 그대로 Piano Man이에요. 바에서 피아노 반주로 연명을 하는 사람이죠 그리고 그 바는 초라한 곳일 거예요 그리고 그 바에는 각종 사연을 가진 젊은이, 나이 든 사람 다 있어요. 그 사람들 얘기를 하는 거예요.
■배순탁 : 근데 저게 자기 얘기에요 그러니까 빌리 조엘이 바에서 무명 바, 정말 초라한 바에서 무명 피아니스트로서 연주를 굉장히 오래 한 시절이 있었거든요 그때 손님들이 많이 왔을 거 아니에요. 그럼, 그때는 유명인도 아니니까 손님들과 잡담도 하고 그랬을 거 아니에요. 그 손님들의 얘기를 음악으로 만든 거예요.
■최욱 : 이 노래를 선정하신 이유가 있지 않겠습니까
■김갑수 : 안철수 전 대표 하면 어느 시점까지는 한국 정치의 양대 축에서 쥐락펴락하던 모습이 있었잖아요 그전에는 청년의 희망처럼 강연을 열었다 하면 구름처럼 사람이 모였었고 이젠 그건 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고 앞으로 정치를 재개한다고 하더라도 양대 거대 정당의 공천에서 누락 된 사람들을 중심으로 아마 엮게 될지 몰라요
■한상헌 : 기운을 북돋아 주는 곡을 선곡해달라고 했는데 위로와 연민
■최욱 : 이 정도면 거의 고춧가루 노래에요
■김갑수 : 그런데 배경을 조금 얘기하면 고춧가루 노래가 아니에요. 등장하자마자 대스타로 승승장구하는 사람도 세상에 많은데 빌리 조엘은 좀 잘 생기고 귀족적인 거에 비해서는 인생이 뭐가 없는 사람이었어요 네. 뮤지션 10여 년 동안 그러니까 별걸 다 한 거죠. 헤비메탈도 했다가 갑자기 프로그레시브 록이라는 게 있어요. 아주 전위적인 음악도 했다가 온갖 걸 다 해보는데 해도 해도 안 되고 사기도 당하고 별일을 다 겪습니다. 그러다가 두 번째로 낸 이 Piano Man이 본인도 주위에서도 그렇게 기대하지 않았던 거에요. 더구나 5분 30초짜리를 방송에서 어떻게 트냐 해서 굉장히 압박도 받았던 건데 이 음반이 떡상을 해버린 거죠. 무명 정도가 아니라 뭘 해도 안 되는 사람이었죠.
■배순탁 : 앨범은 냈어요 원래는 빌리 조엘이 권투 선수 출신이에요.
■김갑수 : 그리고 꽤 잘했어요. 빌리 조엘 사진 보세요 코가 이렇게 삐뚤어져 있어요 권투하다가 맞아서
■최욱 : 그러면 안철수 전 대표와 접점이 꽤 있네요. 직업을 바꾸는 모습 여러 정치의 시도들 그러다가 뭔가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 이렇게 연결하면 되겠군요.
■김갑수 : 이 음악의 해석을 흘러 흘러 인생의 굉장히 영락한 상태를 묘사했잖아요 사실 그 양면이 있는 거예요. 그런데 안철수 전 대표의 미래는 아무도 모르잖아요 부정적으로 보는 진단이 더 많아요. 그런데 한국의 정치 진영, 특히나 저처럼 굉장히 오랫동안 정치의 흐름을 봐왔던 입장에서 보면 인생사 모르는 거다. 이런 생각을 하긴 합니다. 제가 7~8년쯤 전에 어떤 데에서 안철수 전 대표를 너무 심하게 비판했어. 그게 마음의 빚처럼 남아있어요. 그래서 오늘 해소를 한 거라고 생각해요.
■한상헌 : 이 노래의 핵심이 되는 부분은 어느 부분이죠?
■김갑수 : 가사 중에 지금 나오거든요 what are you doing here, 당신 같은 사람이 지금 여기서 뭐 하는 거야 너무 안타까워하는 그 대사가 나와요. Piano Man이 이렇게 고조되는 대목을 지금 들었잖아요. 못 따라 하겠다. 사실은 정치가 세상을 구원하는 것도 아니고 어쩌면 우리를 조금이라도 행복하게 하려는 그 역할인지도 모르겠어요. 그니까 안 뭐라는 의사가 기업가로 큰돈 벌었다고 끝내기에는 너무 스스로 안타까우니까 정치에 뛰어들었던 거 아니에요 그런데 본인이 뭐가 돼야만 꼭 이루는 게 아니라 어느 정도의 사회변화에 또, 사람들의 행복에 기여했다면 그걸로 만족할 수 있는 거죠
■한상헌 : 그러면 두 번째로 디제이 탁이 준비한 노래 여의도로 귀화한 A 씨에게 들려주고 싶은 노래는 무엇인가요
■배순탁 : 제가 선정한 노래는 최욱 씨가 100% 모를건데요. With arms wide open 크리드의 노래입니다. 록 음악입니다. 간단하게 얘기해서 한국에서는 록 음악 좋아하시는 분들 사실 다 알고요. 차트 순위로 설명하겠습니다. Piano Man이 빌보드 싱글차트 몇 위게? 25위입니다. 최고 성적이 25위. TOP 20 안에도 못 들었어요 다만 되게 오랜 기간 동안에 사랑받았고 특히 동양권에서 사랑받았죠 그러면 이 노래는 몇 위일까요? 내가 몇 위니까 얘기하겠어요 당당 1위를 기록한 노래입니다. 사실 이 곡은 제목을 해석하면 이거잖아요 두 팔을 활짝 벌리고 지금 안철수 전 대표의 마음이 정말 국민이 대체 언제쯤 나를 두 팔 벌리고 환영해줄까 그런 마음이 정말 가득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 정말 간절하지 않을까
■김갑수 : 안철수 씨가 온 국민의 혹은 젊은 세대에게 사랑을 받았던 시절을 기억해줄 필요가 있어요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시장 후보직 양보했을 때까지 그때는 그야말로 새로운 메시아 같은 느낌처럼 많은 국민이 기대했잖아요 이 노래에 담겨 있는 그 두 팔을 벌려서 찾아오는 그 사람을 맞이한다는 그거를 안철수 씨는 경험한 거예요 모두에게 열광을 받던 시절을 이제는 빨리 잊어야 합니다. 그걸 복귀시킬 수는 없어요
■한상헌 : Piano Man 들으면서 ‘With arms wide open’, 이 노래에서 주목할만한 가사가 있을까요?
■배순탁 : 여기서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내가 되어야 할 사람이 내가 될 수 있을지, 내가 준비가 됐는지 아직 잘 모르겠어 나는 심호흡을 하고, 그녀를 옆에 데려올 거야. 여기서 그녀는 사실 신입니다. 이 곡에서는 신인데 우리는 국민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거죠 그러니까 안철수 전 대표가 긴가민가 할거예요. 내가 준비가 됐는지. 안 됐는지 어쨌든 심호흡을 하고 다시 새 출발 하려고 하고 있잖아요 그리고 국민과 함께 서고 싶어 하고 있고, 이런 것들이 딱 구절 안에 녹아있다는 얘기죠 제가 지지자 아닙니다. 컨셉에 맞게 가져온 거예요 참고로 이 곡에 수록된 앨범이 천 만장 넘게 팔렸습니다. 백 만장 아닙니다. 천 만장
■최욱 : 이 두 곡 가운데 최종 선곡은 한상헌 씨가 골라주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한상헌 : 알겠습니다. 사실, 오늘은 정말 선택하기 어렵네요 갑순다방 최종 선곡은 길게 봤을 때 인생사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그래도 끝까지 가보자는 의미로 DJ 갑이 선곡한 Piano Man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