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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김윤아 (시낭송가, 시인)
시와 시학 등단, 낭송 평론가
(사)시읽는문화 대표
사무실 (051-949-2411)
영혼이 춤추는 도서관, 이번 주 댓글 당첨자는
배미자@user-mp1qi6uq6w
박진희 @user-vp9zy6eg4z입니다
축하드립니다!^^
여인숙/ 잘랄루딘 루미
인간은 여인숙과 같다
매일 아침 새로운 손님이 도착한다.
기쁨, 절망, 슬픔
그리고 짧은 순간의 깨달음이
예기치 않은 방문객처럼 찾아온다.
그 모두를 환영하고 맞아들여라.
설령 그들이 슬픔의 무리여서
그대의 집을 난폭하게 쓸어가버리고
가구들을 모두 가져가도.
그래도 저마다의 손님을 존중하라.
그들은 새로운 기쁨을 주기 위해
그대를 청소하는 것일지도 모르니
어두운 생각, 부끄러움, 후회
그들을 웃으며 맞아라.
그리고 그들을 집으로 초대하라.
누가 들어오든 감사히 여겨라.
모든 손님은 저 멀리에서 보낸
안내자들이니까
히말라야의 독수리/ 문태준
네팔 어디 설산에 사는 독수리들은
부리가 다 닳으면 생명도 끝난다.
한평생 얼음과 바위틈을 헤집고 다니던
그 강한 부리가 마모되면서
더는 사냥을 하지 못하고 꼼짝없이
굶어 죽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힘없이 굶어 죽어가는 독수리떼 사이에서
어느 누군가는 마지막 힘을 다해
설산의 바위를 찾아 날아오른다.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전설을 따라,
바람 부는 설산 바위벽을 향해 마지막 비상을 한다.
은빛으로 빛나는 바위벽에
자신의 머리를 부딪혀 산산이
으깨어 버리기 위함이다.
자신의 몸을 바위벽을 향해 내던질 때의 고통을
누가 알겠는가. 바위벽 앞에서 질끈 눈을 감는
독수리의 두려운 날개짓과 거친
심장박동 소리를 또 누가 알겠는가.
부리를 부숴버린 독수리의 무모함을 비웃듯
바람소리가 계곡을 할퀴며 지나가는 히말라야.
머잖아 쓸모없어진 부리를 탓하며 굶어주는 대신
스스로 부리를 부숴버린 독수리는 다시 새 부리를 얻는다.
으깨진 자리에서 돋아나는 새 부리만큼 생명을 얻는다
네팔 어디 혹한에 버려진 부리처럼
하늘을 파고든 채 빛나는 설산.
그곳에 두 번 사는 독수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