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미국 영국 이란에 이어 전 세계 4번째로 도입된 F-4 팬텀 전투기가 다음 달 퇴역을 앞두고 고별 국토순례 비행을 했습니다.
당시 세계 최강의 전투기로 F-4D도입을 기점으로 우리 공군력은 북한을 압도하게 됐습니다.
고별 국토순례 비행에 나선 팬텀편대에는 '필승편대'라는 명칭이 다시 부여됐습니다.
1975년 방위성금으로 도입한 편대 편대에 붙여진 이름이 바로 '필승편대'였습니다.
고별 국토순례 비행은 수원 기지에서 출발했습니다.
기수를 동쪽으로 대한민국의 번영의 상징인 평택항, 한때 가장 많은 팬텀이 배치됐던 청주기지 상공을 지나 동해에 도착했습니다.
동해에서 다시 남쪽으로 내려와 포항 부산 등을 거쳐 대구 기지에 급유를 위해 착륙했습니다.
저는 대구 기지에서 팬텀 전투기에 올라 남은 여정을 함께할 영광을 누렸습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공군의 과거와 미래가 하늘에서 만나는 순간이었습니다.
차세대 국산 전투기 KF-21 두 대가 팬텀 편대에 합류했고, 아름다운 남해안을 배경으로 함께 비행했습니다.
KF-21 조종사는 "수고했다"라는 마지막 인사를 하늘에서 전하기도 했습니다.
KF-21를 보내고 서해 최남단 섬인 가거도와 서해를 거쳐 다시 수원 기지에 내리면서 마지막 국토 순례 비행을 마무리했습니다.
막상 고별 비행을 함께 하고 나니 묘한 짠함이 느껴졌습니다.
아쉬워 하는 조종사의 이야기가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이제 팬텀은 다음달이면 모두 퇴역하게 됩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 한반도 상공을 지켰던 팬텀은 많은 이들의 마음속에 남아 있을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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