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3일 (일요일 밤 11시 5분 KBS 2TV)
"골목의 변신 - 이태원 경리단길"
옛 주택가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다채롭고 정겨운 풍경의 거리
서울 골목길, 어제와 오늘의 모습이 공존하는 이태원 경리단길의 72시간이다.
■ 이태원 경리단길, 변화의 갈림길에 서다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 2번 출구방면에서부터 회나무로 쪽으로 이어지는 경리단길은 최근 가장 뜨는 곳이다.
경리단길 골목 안쪽, 개성 있는 상점들과 이국적인 음식점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어서 기존 프랜차이즈 카페와 체인점에 식상함을 느끼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서울의 새로운 명소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많이 올수록 오래된 동네 가게들이 이국적인 카페와 음식점들로 속속 바뀌어 감과 동시에 임대료 등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주민들을 상대로 하던 기존 가게들이 인상된 임대료를 버티지 못하고 떠나갔다. 2015년이 가고 새해가 되는 시점, 변화의 갈림길에 선 이태원 경리단길의 어제와 오늘, 바람직한 공존에 주목한 3일이다.
■ 꿈꾸는 사람들의 골목
개성있는 가게들이 들어서고 있는 이태원 경리단길에서 5년 전부터 그림을 그려온 사람이 있다. 바로 ‘자몽 음료’ 가게를 운영하는 김미례 사장이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 필요한 생활비 충당은 본인이 좋아하는 과일 ‘자몽’으로 음료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자몽(者夢)’ 본인을 스스로 꿈꾸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그녀는 오늘도 경리단길에서 화가의 꿈을 펼쳐가고 있다.
2년 전 경리단길에 자리를 잡은 LP 전문 카페의 사장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였다. 그는 살기 위해서 하는 일에 매몰되기 보다는 본인이 일하면서 행복해지는 쪽을 선택했다. 자고 일어나면 미용실이 카페가 되어 있고 소박한 가게들이 치솟는 월세에 부담을 느껴 사라지는 경리단길. 이곳에서 그는 경리단길 특유의 분위기를 즐기며 차분하게 음악을 즐기는 꿈을 되도록 오래 그려 나가고 싶다고 말한다.
경리단길에는 약 20만 부의 외국 원서 책을 보유하고 있는 서점이 있다.
41년째 경리단길에서 ‘이태원 외국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최기웅씨네 서점이다. 그는 경리단길에 정착한 후 작은 가게를 시작으로 딸 셋을 키워냈다. 그에게 경리단길은 정착할 땅을 내어준 기특한 땅이자 자식들을 키울 수 있게 도와준 고마운 길이다.
■ 변화의 바람 속, 주민들의 ‘삶의 공간’
재래시장, 세탁소, 쌀집, 철물점, 떡집!? ‘핫 플레이스’라고 불리는 경리단길과는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경리단길 초입에 자리 잡은 재래시장 ‘제일시장’에는 철물점, 떡집, 채소가게 등이 죽~ 늘어서 있다.
떡집을 운영하고 있는 권옥남 사장은 경리단길을 ‘시골 같은 서울’이라고 말한다. 시골 같은 인심을 자랑하는 이 떡집의 주 고객은 바로 경리단길에 터전을 둔 주민들이다.
경리단길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는 꽃집도 있다. 바로 38년째 경리단길에서 꽃집을 운영하고 있는 이이순씨 가게다. 10년 전 화재로 점포가 소실되는 아픔을 이겨낸 그녀는 경리단길에 불어 온 변화의 바람 속에서도 꿋꿋하게 이 자리를 지켜내겠다고 말한다. 화려한 명성에 가려져 미처 주목하지 못했던 이태원 경리단길의 이면, 이곳은 주민들의 ‘삶의 공간’ 이다.
#다큐3일 #이태원 #경리단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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