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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나라와 하느님 나라]_주원준박사의 구약성경과 신들_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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Күн бұрын

1. 하늘의 새로운 인격성
유배를 거치며 이스라엘 종교에 일어난 또 하나의 중요한 변화는 '하늘'이 '하느님'의 동의어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하늘이 새로운 인격성을 부여받은 이런 현상은 구약성경의 후대 본문으로 갈수록 두드러지는데, 마카베오기와 다니엘서에서 잘 나타난다.
구약성경의 가장 마지막 역사를 다룬다고 할 수 있는 마카베오기는 사람을 구하고 도와주는 주체를 '하느님'이 아니라 '하늘'이라고 여러 번 표현한다.
우리는 하늘로부터 도움을 받기 때문입니다. (1마카 12, 15)
하늘이 너희를 도와주시기를 빈다. (1마카 16, 3)
유배 이전 본문에서는 분명히 '하늘'이 어떤 인격성을 띤다고 오해할까봐 조심스러워하는 태도를 볼 수 있었다. 그래서 꼬박꼬박 '하늘에 계신 하느님'께서 말씀하시고, 기도를 들어주시며, 심판하시고, 다스리신다고 표현했다. 하지만 유배 이후 사정이 달라졌다. '하늘의 하느님'이라는 표현이 급증했다. 또한 '하늘'이 '하느님'과 동의어로 사용되어 때때로 '하느님'을 대체하기도 했다. 그 결과 하늘은 어느 정도 인격성을 부여받았다.
그래서 사람들은 '하늘에' 대고 기도하고 '하늘'을 직접 찬양한다. 이때부터 '하늘'은 '하느님'의 완벽한 상징어로 사용된다. 종교학적 용어를 빌리자면, '재신화화' 된 것이다. '하늘'이 '하느님'을 상징하게 되어 야훼 신앙 안에서 새로운 자리를 찾은 것이다. 이렇게 유배 이후 재신화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일까? 왜 유배이후에는 하늘을 하느님으로 부를 수 있었을까? 그 이유는 이스라엘에 유일신 신앙이 이미 깊이 뿌리내려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곧, 하늘이 하느님을 상징해도 하느님과 구별되는 '하늘 신'으로 오해할 소지가 그만큼 적었을 것이다. 구약성경의 하늘관은 유배 이전과 이후로 확연히 나뉜다. 유배 이전에는 공간과 피조물의 탈신화된 개념으로 인격적 요소를 탈색하는 데 주력했다. 혹시라도 하늘신이라는 요소가 있을까봐 걱정하는 태도를 행간에서 읽을 수 있었다. 반면에 유배 이후에는 하느님을 상징하는 낱말이 되어 이스라엘의 신앙 안에 새롭게 의미를 찾았다. 그만큼 이스라엘에는 이제 유일신 신앙이 자리잡았고, 하늘에 기도하고 하늘을 보고 청하고, 하늘의 뜻대로 움직인다고 말해도, 하늘신을 생각할 사람들은 적어졌다. 하늘이라고 말해도 하느님이라도 다 알아들은 것이다.
'하늘'이라는 동일한 낱말이 역사의 흐름에 따라 탈신화되고 재신화되었지만, 그 동기는 모두 강력한 동쪽 제국(수메르, 바빌론, 아시리아, 페르시아)의 종교에 대한 대응이라는 점에서 같다.
2. 신약성경의 '하늘들'
이렇게 크게 변화하며 축적된 구약성경의 하늘관은 신약성경으로 이어져 예수님의 '하늘 나라' 또는 '하느님 나라'를 이해하는 배경이 된다. 신약성경에서 '하늘의'라는 표현은 '하느님의' 또는 '거룩한'이라는 의미다. 유배 이후 '하늘'이 '하느님'의 상징어로 굳어져서 신약 시대로 전승된 것이다. 구약성경의 하늘관을 가장 총체적으로 집대성한 책을 신약성경에서 꼽으라면 신약성경을 여는 첫 책, 마태오 복음을 들겠다. 마태오 복음의 특징적인 하늘관은 다음의 두 가지 호칭에서 볼 수 있다.
하늘의 너희 아버지 (마태 5, 48; 6, 14.26.32)
하늘의 내 아버지 (마태 15, 13; 18, 35)
이 호칭들은 오직 마태오 복음에만 나오는데, 유배 이후에 정착된 '하늘의 하느님'이란 호칭에 기반을 둔 것 같다. '하늘의 하느님'이 하늘의 '아버지'가 됨으로써 하느님이 더욱 가까이 계시며 친근하게 되셨고, '너희' 또는 '내'라는 말이 첨가되어 친근함이 더하게 되었다.
구약의 하느님은 약간 어려운 면이 있다. 물론 구약성경을 잘 읽으면 그 분은 참으로 친근하시고, 마치 아기를 보는 아빠의 마음을 지니셨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그런데 예수님은 약간 어려운 하느님을 쉬운 하느님, 친근한 하느님, 아빠 하느님으로 잘 보여주셨다. 그래서 '하늘의 하느님'을 '하늘의 내 아버지', '하늘의 너희 아버지'로 말씀하신 것이 아닌가 한다. 이는 비약적인 발전이라고 볼 수 있다. 비록 '하늘의 하느님'이란 표현이 페르시아 종교에서 기원한 것이라도 하더라도, 그 표현을 이스라엘의 하느님 신앙 안으로 도입할 때도, 오직 하느님 신앙이 관심이었다. 참된 하늘의 하느님은 오직 이스라엘의 하느님이란 말이었으니까. 그런데 이 호칭이 예수님에게 가서 비약적으로 발전하여 이런 호칭이 태어난 것이다.
이 밖에도 마태오 복음은 유배 이전의 고전적 호칭, 곧 '하늘에 계신' 하느님이란 호칭도 즐겨 사용한다. 주님의 기도를 전하는 마태 6장에서 하느님의 호칭("하늘에 계신 저희 아버지")은 루카 11장의 호칭("아버지")과 구별된다. 마태오 복음 저자가 사용한 표현은 고대 이스라엘의 탈신화된 하늘관으로서, 성경에서 가장 오래된 전승이다. 신약성경에서 이 호칭이 가장 자주 나오는 책이 바로 마태오 복음이다.
마태오 복음은 유배 이전의 하늘관, 곧 장소로서의 하늘관과 유배 이후의 하늘관, 곧 하늘의 하느님이나 하늘로 하느님을 표현하는 것이 모두 나오는 책이다. 이런 면에서 마태오 복음은 구약성경의 하늘관에 정통한 책이요, 구약성경의 하늘관을 종합하는 책이라고 하겠다. 이런 시각에서 보면, 신약성경의 첫머리를 차지하는 마태오 복음의 하느님은 '하늘의 님', 곧 '하늘님'이다. 이런 이스라엘의 종교·신학사적 맥락에서 하늘이 하느님의 강한 상징어라는 점을 염두에 두면, '하늘 나라'와 '하느님 나라'가 같은 의미라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대로, 신약 시대에 '하늘'과 '하느님'을 명확히 구분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그리고 구약성경의 하늘관에 정통하고, 하늘이라는 상징어를 즐겨 사용한 마태오 복음에서 '하느님 나라'(4번)보다 '하늘 나라'(32번)가 더 자주 나오는 현상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두 나라는 사실상의 동의어다. 예수님이 가르치신 나라는 하나다.
신약성경에서 드러나는 여러 겹의 하늘은 구약성경에서 각 시대마다 독특하게 형성된 것이다. 각각의 하늘 개념이 고대 이스라엘의 어느 시대 어떤 상황에서 형성되어 구약성경에 들어오게 되었는지 알게 되면 신약성경을 더욱 풍요롭게 읽을 수 있을것이다. 분명히, 어떤 표현은 이스라엘 밖에서 기원했다. 하지만 이런 표현을 수용한 그 생각은, 그 생각의 뿌리는 깊은 신앙심이었다. 그래서 때로는 경계하고 때로는 적극 수용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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Пікірлер: 8
@user-cs8jn3ou4b
@user-cs8jn3ou4b 9 ай бұрын
예수회 강의 듣고 알게되었는데 이런 훌륭하신 평신도신학자가 계시다니 놀랐습니다 이런 좋은강의 무료로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user-zs9kd9ei3u
@user-zs9kd9ei3u Жыл бұрын
다시 듣기를 시작합니다.감사합니다 .😊
@cpbc
@cpbc Жыл бұрын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teresa6886
@teresa6886 3 жыл бұрын
구약을 이해하는데 아주 도움이 됩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lemonadejo2478
@lemonadejo2478 3 жыл бұрын
ebs에서 요즘 강의 하는 거보고 검색해서 듣게 되었네요.. 유익해요..
@yeon-gyohan414
@yeon-gyohan414 Жыл бұрын
아무도 강의 내용을 메모하시는 분이 없는 분위기가 매우 이상합니다^^
@estherbeauty4795
@estherbeauty4795 3 жыл бұрын
교회에서 배우지못하는 내용들이 네요 . 목사님들의 지성에서 볼 수 없는 내용들이라 찾아서 보게되었습니다. 개신교에서 천주교를 이단이라고 배워서 천주교하면 바로 고개를 돌렸는데 천주교에서 깊은 내용들이 있네요. 천천히 배우려고 힙니다.
@prolitariat5032
@prolitariat5032 Жыл бұрын
과거 한국인이 일상적으로 썼던 하늘 이라는 개념이 고대 근동, 이스라엘에도 있었고, 기독교 하느님 개념과 통한다니, 통찰을 얻은 것 같습니다. 동양의 하늘, 하느님 개념은 의인화 보다는 원리, 섭리 의 의미가 강하고, 이스라엘의 하늘, 하느님 개념은 의인화 되어 좀더 인간사에 적극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받아 들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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